일요일 아침에 새우스파게티를

연인이 아침에 찾아와 깨워주면 밤새 같이 있었던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그런 일요일 아침이었다. 그녀가 잠든 나를 깨웠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그녀를 덥썩 끌어안는다. 물 떨어져요. 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로 막고. 오늘의 메뉴는 새우 스파게티. 마른 고추가 없어서 그녀와 함께 시장으로 갔다. 햇볕이 뜨겁다. 롯데리아의 쉑쉑치킨 광고를 보던 그녀가 칭얼거린다. 쉑쉑치킨 주세요. 양파맛으로요. 그녀는 냠냠 맛있게 먹는다. 미쉘 참새 세 살짜리 여자애. 손을 잡고 재래시장을 걸었다. 마른 고추 1000원어치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다시 샤워를 한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콧노래를 부르고. 나는 물을 끓이고. 그녀는 토마토 껍질을 열십자로 가르고. 나는 새우를 씻고.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마른 고추를 넣는다. 새우 7마리도 집어넣었다. -나중에 나와 그녀는 새우를 3마리 반 씩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나는 요리를 하고. 그녀는 tv를 보고. 새우를 꺼내 껍질과 머리만 떼어 소스를 만든다. 스파게티 소스가 자작거린다. 물이 끓기 시작한다. 배고파요. 그녀는 흥얼거린다. 스파게티 면을 부채처럼 편다. 그녀는 웃는다. 꼬들꼬들하게 익은 스파게티를 소스에 붓고 익힌 새우를 넣고 버무린다. 완성된 스파게티 접시 2개. 그녀는 재잘거린다. 사랑스러운 미쉘과 함께 한 일요일의 늦은 아침. 미쉘 내 참새.  

by 앨버트 | 2008/08/17 23:23 | 피터팬 신경증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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